2019년 3월 21일 목요일

[창작] 영혼이 현대로 온 조선국왕들

[창작] 영혼이 현대로 온 조선국왕들
ㅁㄴㅇㄹ(222.108) 2019.03.21 20:52:05 조회 877 추천 33 댓글 16

"이 역적놈들! 과인을 어서 풀어주지 못할까!"

"환자분. 진정하세요."

"무엄하다! 어서 손을 놓아라!"

"예예. '주상전하'. 이리 오세요."





어느날 깨어나 보니 나는 이상한 곳에 와있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라거늘 머리는 야인들이 변발하듯이 빡빡 깍여있고,

내가 조선의 임금이라고 아무리 주장하여도 아무도 믿지 않았다.

조선이 망한지 오래라고 하여 경악하였다.

설마 반정이 일어났단 말인가? 아니면 나라가 왜적에게 망하였단 말인가?



나의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달려가다보니

'경복궁'이라고 하는 곳으로 가까스로 갈 수 있었다.



경복궁 앞에는 세종대왕의 동상이라고 주장하는 천박한 황금동상과

(터럭 하나라도 닮지 않으면 그 사람이 아니라고 했거늘. 내가 기억하는 세종대왕의 영정과 전혀 닮지 않았다.)

이.순.신. 장.군. 이라는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이순신! 내 그 자를 믿고 신뢰하여 높은 벼슬을 주었건만 기어이 역신이 되어 반역을 하였단 말인가!

자신의 동상을 길거리에 세우다니. 너무나 오만방자한 짓거리였다. 몸이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렸다.

역시 원균을 믿어야 했다. 흐흐흑.



슬퍼서 울부짖던 나를 사람들이 와서 끌고갔고, 나는 지금 어느 감옥에 갇혀 있다.

흰 옷을 입은 의원이라는 자들은 내가 미쳤고 조선의 왕이라는 것이 망상이라 하였다.

하. 음양오행이나 지껄이고 침술이나 하는 의원 주제에 대체 뭘 안다고.

네가 의원이라면 진맥을 하고 침을 놓아보라 했더니 못한다고 둘러댔다.

이런 거짓말쟁이 같으니. 어디서 기군망상을 저지르려 하는가.



하지만 지금은 저들의 말을 듣는 척 하면서 이 감옥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노리고 있다.

과인을 어찌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쉽게 죽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의 경우에는, 압룩강을 넘어서 명나라까지라도 도망가 주겠다!





그런데 내 앞에서 군밤을 우물우물 먹고 있던 또 다른 '환자'가 나를 보고 피씩 웃었다.



"흐허허. 댁이 조선의 왕이라고? 그럼 나는 대한제국의 황제요."



이 멍청한 자식, 닥치고 군밤이나 처먹어.



"간호사. 군밤도 좀 질리는데 와플과 커피 좀 주시오."

"예예. '황제폐하'





"흥. 이 몸이 있는데 조선의 왕이라니 어처구니가 없군."



그리고 옆에 춤을 추던 또 다른 '환자'가 우리들을 보고 비웃음을 던졌다.



이 놈은 음탕하기 짝이 없어서 예쁜 여자만 보면 '내 수청을 들라'고 하면서 끌어안다가

몇번이나 단단히 묶여서 이 감옥 안에서도 또 따로 가둬놓는 감옥에 갇혔던 적이 있는 흉악한 색정광이다.



이런 폐주 연산군 같은 놈이 조선의 왕을 자칭하다니 정말 꼴도 보기 싫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lternative_history&no=51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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