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1일 월요일

개척왕 수양 (5) - 각성

[창작] 개척왕 수양 (5) - 각성
ㅁㄴㅇㄹ(222.108) 03-10 21:45:27 조회 623 추천 36 댓글 10

주변의 토착민 마을을 파괴하고 제압한 수양대군의 개척단은

한동안 목책과 화포의 공포효과에 의존하여 방어를 하며,

주변에서 전답을 만들고 어로를 하여 식량을 모았다.



포로로 잡은 토착민은 노비로 삼았다.





매우 잔혹무도한 행동이었지만

노비제는 그들이 떠나온 조선에서는 일반적인 제도였고,

애초에 본래 역사에서는 수양대군을 따라서 반역을 저지르고,

그 반대급부로 공신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던 인성 막장들이라서,

토착민을 노비로 부리는데는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남자들은 가둬놓고 매질하며 반항심을 꺽은 다음 노역을 시켰으며,

여자들은 제멋대로 나눠가져서 첩(妾)으로 삼았는데,

이는 개척단으로 보내진 인원이 거의 모두 남자였기 때문이다.



물론 조선에 본처 식구를 두고 온 사람들도 있었으나,

대부분 현지처를 두는데는 거리낌이 없었다.



애초에 이 자들은 본래 역사에서 공신이 되면서,

역적으로 몰아서 처단한 옛 동료들의 아내와 딸을

거리낌없이 노비로 나눠가졌던 자들이었다.



조정에서도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색욕에 자재심을 발휘할 자는 없었다.



단지 의외로 수양대군은 여색을 그리 밝히지 않아서,

토착민 계집들과 몸을 섞지 않고 독수공방 하고 있었다.

왕손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 조선 초기였음에도

첩을 몇 명 두지 않을 정도로 여색은 밝히지 않았다.



"여보. 조선 땅에서 잘 있는거요. 우리 딸들, 아들들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을까."



수양대군은 한밤중에 달이 뜬 바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갑작스럽게 유배를 오듯이 쫓겨나다시피 하면서,

가족들도 모두 조선 땅에 놔두고 와야 했다.



자신의 역심을 임금인 문종에게 들킨 이상,

가족들은 과연 무사히 지낼지 장담할 수 없어

너무나 걱정스럽기만 하였다.



"부처님. 제발 우리 일가를 무사히 지켜주길 빌겠습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수양대군은 손을 모아서 마음 속으로 부처님에게 간절히 기원하였다.



"제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이 섬을 부처님에게 봉헌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불안한 작은 개척촌의 책임자일 뿐이면서,

과분하게도 섬을 통채로 부처에게 바치겠다고 선언하였다.



...



개척 과정은 고통스러웠다.



조선인들이 벌인 흉폭한 행동이 주변 마을에 소문으로 전해지면서,

토착민들의 습격이 다발하여 마을 밖으로 쉽게 나갈 수가 없었다.

홍윤성 등의 무인들은 수시로 마을 밖으로 나가서 토벌을 벌였으나,

그 과정에서도 희생자가 나타났다.



노비로 전락한 토착민들도 틈을 봐서 탈주하였고,

역병에 걸려서 쓰러지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려운 와중에도 수양대군은 집을 짓고 전답을 만들고

부족한 물자를 모아 무기를 수리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집이나 창고 등은 조선과는 다르게 주로 대나무를 써서 만들었지만,

조선보다 추위가 훨씬 덜했기 때문에 난방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해안에서 갑자기 두 척의 배가 나타났다. 바로 조선에서 온 배들이었다.

배에는 군사들과 평범한 베옷을 입은 장정들이 타고 있었다. 조선에서 온 배가 나타나자,

개척마을의 조선인들은 누구나 혹시 조선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뻐하였다.



"수양대군은 어명을 받들라."



배에 타고 칙사로 보내진 선전관은 문종의 교지를 수양대군에게 전하였다.

수양대군은 예를 갖춰서 교지를 받들었다. 신숙주 등의 중요한 신하들이 수양대군과 함께 나와 칙사를 맞이했다.



「이 죄인들을 섬에 보내니 잘 교화(敎化)하여 올바른 백성으로 만들도록 하라」



하지만 문종이 내린 교지의 지시는 굉장히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게다가 죄인들은 주로 강상(綱常)을 범하는 죄를 저지른 흉악한 자들이었다.



'이,이것은 대체….'



강상죄(綱常罪)란 곧 삼강오륜으로 가르치는 인륜에 어긋난 죄를 저지른 자들이다.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흉악한 자들을 보내다니.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형님은 날더러 이런 자들과 다름 없다고 하는 것인가?!'



수양대군은 충격을 받아 한동안 바위처럼 굳어져 있었다.



선전관은 배에 싣고 온 약간의 물자를 하역하도록 지시를 하였고,

역시 배에 싣고 온 죄인들을 마을에 버려놓고 떠나버렸다.

조선에 돌려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자들은 매몰차게 뿌리쳤다.

너무나 심하게 애원하는 탓에 군사들이 창칼을 들이대서 쫓아내야 했을 정도였으나,

심지어 배가 떠난 뒤에도 바다에 뛰어들어서 수영해서 배를 쫓아가는 자들까지 있었다.

하지만 한 명도 데려가지 않았다. 그들은 그야말로 조선에서 버린 자들이었던 것이다.



배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 뒤에야, 다들 포기하고 터덜터덜 걸어서 돌아갔다.



"외방을 조사하고 오라고 하시는 줄 알았는데, 주상전하 께서 우리를 버리셨는가?"



신숙주 역시 크게 충격을 받고 비틀거렸다. 토착민 출신의 첩이 뛰쳐나와 신숙주를 부축하였다.

이 첩은 토착마을 족장의 젊은 처였는데, 남편이 살해되어 울고 있는 것을 신숙주가 억지로 첩으로 삼은 것이었다.

다른 이들은 처녀도 많은데 젊다고 해도 어째서 유부녀를 첩으로 삼느냐고 놀렸지만, 신숙주는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모두가 해안에서 모습을 감출 때까지 수양대군은 우두커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오직 한명회만이 조심스럽게 수양대군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대군나리. 해가 질 것 같습니다. 밤바람이 싸늘하니 몸을 보전하십시오."

"크으으! 형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수양대군은 교지를 잡고 모래사장에 집어던졌다.

한명회는 깜짝 놀라서 주위를 급히 둘러보고 서둘러 교지에서 모래를 털고 다시 갈무리 하였다.

왕명인 교지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 들키면 큰 사단이 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리. 왜 이러십니까. 진정하십시오."

"흥. 상관없다. 조선에서 이제와서 나에게 뭐라고 하겠느냐. 나는 이곳의 왕이나 다름없거늘."



수양대군의 눈동자는 다시 야심으로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충의를 저버린 역신과 인륜을 저버린 강상죄인을 모아놓은 섬.

그곳에 쫓겨온 유배된 죄인과 같은 처지.



"형님. 조선을 떠나서 왕이든 뭐든 맘대로 해보라고 하셨지요. 좋습니다. 어디 한 번 왕이 되보겠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그 섬의 왕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결코 조선에 뒤지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 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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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혐0한력에 잠식되는 수양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lternative_history&no=47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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