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1일 화요일

[코르테스 라노베] 슬픔의 밤 사건 도입부

[코르테스 라노베] 슬픔의 밤 사건 도입부
ㅁㄴㅇㄹ(118.218) 2020.04.21 13:40:07조회 0 추천 0 댓글 0

테노치티틀란, 호수 한 가운데의 섬이 축제의 기쁨으로 흥겨워진 가운데,

알바라도는 축제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멕시카 사람들은 '제물'을 제단으로 끌고가고 있었다

그들의 '축제'에는 당연하게 벌어지는 광경이었다.





"정말로 역겨운 축제로군."

"코르테스 대장이 말했잖아. 개종시키고 나서 금지시키면 된다고!"

"지금 당장은 인디오들이 예전처럼 살게 할 수 밖에 없잖아."



스페인 사람들은 알바라도를 만류하였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여기는 백만의 인디오가 모여사는 대도시란 말이야.

게다가 호수 한 가운데 있는 섬이야!

여기서 싸우는건 미친 짓이야!

우리 모두를 죽일 생각이야!"



그렇다.



아무리 스페인 사람들이 뛰어난 무기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테노치티틀란은 당대 유럽의 어떤 도시와 비교하여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숫자의 인구가 살고 있는

문자 그대로 거대도시 - 메가폴리스 - 였다.



스페인 사람들은 지금으로서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황제 - 몬테수마 2세 - 를 체포하여

멕시카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후우. 그래. 여기서 싸우는건 현실적이지 않지."

"진정하라고. 제발."

"코르테스가 돌아올 때까지만 참자."



알바라도의 무뚝뚝한 얼굴에서 분노의 표정이 사라졌다.

안심한 스페인 사람들은 알바라도가 문 밖을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잠깐 축제를 둘러보고 오겠어."



거리로 나선 알바라도에게 멕시카 사람들은 환호를 보냈다.

꽃과 카카오 음료, 그리고 고기 - 인육 -가 가득한 축제였다.



멕시카 사람들은 알바라도가 마치

자신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려는 듯이

나타난 것을 보고 환영하고 있었다.



흰 피부와 금발 머리로 눈에 뛰는 외모를 가진 알바라도는

정복자 - 콩키스타도르 - 가운데서도 눈에 뛰는 인물이었으며

멕시카 사람에게 '신성한 존재'처럼 보여서 인기가 많았다.



알바라도는 미소를 지으면서 손을 흔들어 화답하더니,

제단 - 피라미드 - 를 한걸음씩 걸어오르기 시작하였다.



"아,안돼! 말려!"
"저 미친놈! 무슨 짓을!"



스페인 사람들은 그제서야 알바라도의 진의를 알아차렸다.

뒤늦게 알바라도를 쫓아가려 하였지만,

이미 길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엄청난 축제 인파 때문에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알바라도는 별다른 제지도 받지 않고 제단을 모두 올라왔다.



멕시카 사람들은 태양빛에 반사되어 은빛으로 빛나는 갑옷을 입은

알바라도가 계단을 올라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제지하지 못한 것은 그들이 관례에서 어긋나는

너무나 뜻밖의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여기서 싸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아.]



알바라도는 슬쩍 뒤돌아보았다. 호수 한 가운데 있는 도시에

축제를 즐기려고 수를 셀 수 없이 많은 인파가 길거리에 나와있었다.

그 광경은 자신들이 얼마나 거대한 '포위망'에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다고, 이런걸 그냥 보고 있으라고?]



제단을 알바라도의 뜻밖의 행동에 '제물' - 인간 - 을 바치려고 준비 하고 있던

원주민 사제는 당혹감을 느꼈으나, 순간적으로 알바라도가 '신성한 존재'답게

'제물' - 인간 - 을 바라고 있다고 오해하였는지, 아니면 단순히 착각 하였는지

흑요석 나이프 - itztli - 로, 제물의 심장을 도려내는걸 보여주겠다는 듯이,

호의적인 제스쳐를 취하였다.



"제물이라."



공포에 질려 있는 '제물' - 인간 -을 슬쩍 바라본 알바라도.

하지만 다음 순간, 시선을 사제에게로 다시 돌렸다.



"네가 더 좋겠다."



알바라도의 검 - Espada - 이 눈깜짝할 사이에 칼집에서 뽑혀나와

사제의 흉부에서 복부를 지나가며 날카롭게 절단하였다.



"끄윽!"



사제가 고통을 느끼며 내려본 순간,

쪼개진 복부에서 내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꺼져라."



알바라도는 내장을 움켜쥐고 고통에 떠는 사제를 걷어차서

제단 - 피라미드 - 의 계단 아래로 밀어버렸다.



내장이 쏟아져 나온 사제가 굴러떨어지며

제단을 붉게 물들이고 있던 제물의 피에

제물을 바치던 사제의 피가 더해졌다.



"자아! 신이 제물을 받았도다!"



알바라도는 통쾌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제물을 기대하고 있던

멕시카 사람들이 목격하게 되었던 것은

제물을 바쳐야 할 사제들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광경이었다.



끔찍한 모독에 경악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제기랄! 결국 저질렀어! 알바라도!"

"어,어쩌면 좋아?"



경악한 것은 스페인 사람들도 마찬가지.

알바라도가 이 상황에서 검을 뽑을 줄이야.



"이제와서 뭘 어쩌라고!"



하지만 일은 이미 터져버렸고, 상황은 겉잡을 수 없게 됐다.

알바라도는 수천, 수만개의 적대적인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알바라도를 구해!"



스페인 사람들은 모두 검을 뽑아들고 뛰쳐나왔다.

그리고 문자 그대로, '대살육'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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