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일 수요일

가드맨 vs 참피

[2차창작] 가드맨 vs 참피

ㅁㄴㅇㄹ(124.137) 2019.10.02 14: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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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의 혐오스러운 제노 종족 가운데 참피라는 종족이 있다. 

제국 학자들이 붙인 정식명칭은 지소우세키(jissou-seki)지만,
제국 주민들 사이에서는 어디에서 기원한지 모를 
"참피"라는 통칭으로 불리고 있다.

육체적으로는 빈약하고 지능이 매우 낮아
문명 수준은 석기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하지만,
번식력이 뛰어나 한 번 행성에 유입되면 근절하기 어렵고
미약한 지능이 있어 인간이 버린 물자를 주워다가
활용하기도 하는 종족이었다.

참피는 별다른 위협없이 포획할 수 있고
참피의 고기는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냥을 하여 먹거나 가축으로 사육되기도 하였다.

제국 행정부에서는 참피가 인류에 유용하고 위협이 되지 않으므로
멸종시키지 않고 '적절히 징발하여 이용'한다는 칙령을 
매우 오래 전부터 유지하고 있다.

참피 칙령이 내려진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제국의 역사가들은 이 칙령의 기원은
대성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아스트라 밀리타룸 소속의 연대가 
행군을 하다가 어느 벌판에 머물렀다.

이 연대는 행성의 황무지로 도주한 
반란자 집단을 추적하고 있었다.

반란자들은 지형이 험난한 산악지대로 도주하였기 때문에
아스트라 밀리타룸의 추적 역시 지장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연대장은 강인한 의지를 갖추고 있는
스트라 밀리타룸의 병사들에게 산 투성이 황무지 정도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며,
며칠째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행군하던 도중에 연대의 정찰병이 기묘한 것을 발견하였다.
한 무리의 제노가 산기슭의 바위 지대에 정착해 있었던 것이다.

어설프게 인간을 흉내낸 듯한 모습 때문에 
멀리서 보았을 때는 적이나 토착민으로 생각하였으나
자세히 관찰해보니 인간이 아닌 혐오스러운 외계생물이었다.

연대의 커미사르는 제노 종족이 
학명 지소우세키, 통칭 참피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연대장이 제노의 처분을 물어보자,
칙령에 따라 '적절히 징발하여 이용'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였다.

...

이 산실장 참피 부족은 개척민들에게 
우연히 딸려온 식용 참피들 가운데 
일부가 도주하여 산악지대로 숨어든 자들이었다.

산악지대의 얼마 되지 않는 토착식물을 먹으며 생존하였고,
바위 틈에 숨어서 들키지 않고 번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운치를 이용한 버섯농장과 구더기 농장을 만들어 
그럭저럭 많은 개체수를 가진 작은 마을이 되어 있었다.

"데뎃!? 닝겐, 닝겐이 나타난 데스?!"

약간 높은 바위에 올라가 망을 보던 참피가 
멀리서 접근해오는 병사들을 발견하였다.
이 무리는 인간의 존재를 경계하고 있었다.
파수꾼 참피는 즉시 소리를 치며 인간의 접근을 알렸다.

"데샤아아아아! 닝겐을 몰아내는 데샤아아아!"
"마을을 지키는 데샤아아아!"

참피들 가운데 성체 개체들이 무기를 들고 소집되었다.
상당한 규모를 갖춘 이 마을은 나름대로 발전된 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날카로운 흑요석을 식물의 가지에 붙여서 만든 창날이나,
식물 껍질을 엮어서 만든 갑옷 같은 것을 입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는 "전사"라고 뽐내던 참피들이었다.
별다른 위협거리가 없는 이 행성에서는
여러 개채가 모이면 토착생물을 
쫓아내는 정도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스트라 밀리타룸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달려오는 "전사"들을 목격한 병사들은 "라스건"의 방아쇠를 당겼고,
라스건의 입구에서는 뜨거운 열선이 뿜어져 나왔다.

"뜨거운 데샤아아아아아아!"
"불이 붙은 데샤아아아아!"

라스건의 광선이 "전사" 참피들에게 명중된 순간 
"전사" 참피들은 괴성을 지르며 나뒹굴기 시작했다.

참피들의 피부는 눈깜짝할 사이에 노릇노릇하게 잘 익어서
맛있는 고기 냄새를 폴폴 풍기고 있었으며,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져 있던 
조잡한 무기와 갑옷은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이,이런건 이길 수 없는 데스!"
"와타치는 도망가는 데스!"

눈깜짝할 사이에 전사들이 불타서 괴멸되는걸 보고
공포를 느낀 참피들은 무기도 버리고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뒷통수로 끝없이 라스건의 빔이 쏟아져서
참피들을 즉석에서 노릇노릇하게 구워버리고 있었다.

병사들은 사전에 라스건의 출력을 
"최저로 설정 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정격 출력으로 라스건을 발사할 경우,
참피 따위는 일격에 타버려서 
먹을 것이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참피에게 접근한 병사들은 
화상을 입고 고통스럽게 뒹구는 참피에게 
라스건을 발사하여 완전히 바베큐로 만들었다.

몇몇 병사들은 전투에 참가하는 대신에
잘 구워진 참피들을 부대자루에 넣어서 회수하였다.

전투에서 도주한 참피들은
조잡한 식물성 재료로 집은 집이나 바위틈에 숨어들어갔으나
이 역시 라스건을 한발만 쏘아도 불타오르는 취약한 구조물이었다.

순식간에 참피 마을은 궤멸되었다.
망르의 참피들은 거의 모두 병사들에게 포획되어
연대장과 커미사르의 허가 아래 식료로 쓰였다.

이 혐오스럽고 추잡한 제노 종족의 고기는
빈약한 보급에 시달리던 병사들을 
잠시동안 기쁘게 해주었다.

...

아스트라 밀리타룸 연대가 "보급"을 마치고 떠나 다음날.

"모두다 죽어버린 데에에에엥"
"어째서 이런 지독한 짓을 하는 데스웅"

극소수의 참피만이 생존에 성공하여,
불타버린 마을을 내려다보며 슬프게 울었다.

하지만 이 참피들이 생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잘 도망쳤기 때문이 아니라, 연대에 내려진 명령이 
"말살"이 아니라 "식량 징발"이었기 때문이다.

"식량=참피들 자신의 몸"을 충분히 징발한 이상
더 이상 참피를 말살하려 들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모두 죽어버린 데스우"
"그래도 살아남은 와타치들은 살아나가야 하는 데스우."

눈물을 글썽거리는 참피 한 마리가 
혹시 쓸만한 것이 없는지 마을의 잔해를 뒤져보고 있었다.

그리고 잘 구워진 동족의 고기 찌꺼기라도 수거해서
내일을 살아갈 식량으로 삼고 있을 때였다.

"데,데뎃? 이,이것은?"

어느 참피가 한 자루의 멀쩡한 라스건이 
수풀 사이에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닝겐들의 무기인 데스? 버려진 데스?"

참피는 조심스럽게 라스건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방아쇠를 당기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라스건에서는 뜨거운 열선이 뿜어져 나왔으며,
열선은 바위에 명중하여 뜨겁게 타들어간 흔적을 남겼다.

라스건을 손에 넣은 참피는 눈에 휘동그래졌다.

"굉장한 데스! 보검을 손에 넣은 데스! 와타치는 이젠 무적인데스!"

...

한편, 아스트라 밀리타룸 연대에서는 
전날에 무기를 분실했다는 것이 탄로난 
병사 1명이 처형되고 있었다.

아스트라 밀리타룸이 참피를 상대로 벌인 이 전투는 
1,000 대 1의 교전비를 냈다는 것으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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