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8일 토요일

[워해머/2차창작] 아우렐리안의 귀환

워드 베어러 군단, 그리고 군단의 양대 지도자인
에레부스와 코르 파에론은
워드 베어러 군단의 프라이마크, 로가 아우렐리안이
오랜 수행을 끝내고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워드 베어러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던 둘은 로가의 귀환이
군단의 권력구조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천년 간의 수행을 마치고 나오는 로가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수천년 동안 닫혀 있던 바위 문이 열리고 로가 아우렐리안의 모습이 나타났다.
에레부스와 코르 파에론 만이 아니라,
수많은 워드 베어러 군단이 그들의 프라이마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로가의 뜻을 받들어
카오스의 가르침을 우주에 널리 퍼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수없이 많은 워드 베어러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쿠르르르릉! 두둥!
"!?!"

하지만, 오래된 수도원의 바위문을 열고 나타난
로가의 모습은 그들의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데몬 프린스가 되었던 로가의 신체는
카오스의 축복을 받기 이전,
프라이마크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니, 은은한 황금빛으로 빛나는 신체는 이전보다 오히려 더욱 신성하게 보였다.

로가는 강력한 파워 아머 대신에 소박한 하얀색 로브를 입고 있었다.





데몬 프린스의 모습에서 벗어난 로가는 그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모든 고뇌에서 벗어난 듯이
평온한 표정에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리고 로가의 머리에서 빛나는
찬란한 황금빛 후광 - 단순한 태양광 반사는 결코 아니었다 - 은
워드 베어러에게는 매우 익숙한 카오스의 힘과는 전혀 달랐다.

오히려 카오스의 힘을 몰아내는 아스트로노미칸,
황금옥좌에서 나오는 시체 황제의 힘과 비슷하였던 것이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로가는 가슴에 카오스의 문장이 아니라,
오래 전에 버렸던 황금빛 아퀼레를 달고 있었던 것이다.

"……?!"

로가의 모습에 경악하여
할 말을 잃은 워드 베어러 군단 앞에서
로가는 담담히 말을 내뱉기 시작하였다.

"나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었네."

로가는 그 자신이 탄생한 이래 모든 고뇌를 떨쳐버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정신적 경지에 올라 있었다.

"여러분. 나는 오랜 수행 끝에 깨닫게 되었네.
지금까지 우리의 신앙이 잘못되었다는 진실을….""

신성한 울림이 담긴 로가의 발언을 듣는 순간,
모든 워드 베어러는 몸이 돌처럼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생각하던 카오스 신들,
그들은 그저 강대한 워프 크리처에 불과할 뿐.
신(神)이라고 부르기에 적합한 존재가 아니었네."

로가의 발언은 지금까지 설파하였던
카오스의 교리와 완전히 어긋난 것이었다.

"거짓된 신들은 지금까지 우리의 숭배를 먹고서 자라고 있었네.
하지만, 과연 인간의 숭배를 받아야만 존속하는 존재가 신으로서 적합할 것인가?"

로가의 발언은 수천년간 믿고 있었던
카오스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던 자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단적인 생각이었으나,

설사 가장 신실한 카오스 신도라 하여도
수행에 들어가기 전보다 훨씬 엄청나게 발전한
로가의 카리스마에 현혹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그것은 시체 황제의 주장과 같지 않은가!"

더듬거리며 내뱉는 에레부스의 모습을 로가는 자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로가의 눈빛을 접하는 순간 에레부스는 너무나 눈부신 빛에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았다.

"나의 아버님은 지금 육신에서 벗어나, 진정한 신(神)으로서 승천하였다네."

"그리고 나는 오랜 수행 끝에, 거짓된 신들의 미혹에서 벗어나,
마침내 아버님의 진정한 뜻을 깨닫게 되었지."

"진정한 신은 오직 신황제이신 나의 아버님 뿐!
카오스 신들은 그저 공포에 떠는 나약한 워프 크리쳐 일 뿐이라네."

확고한 결론을 내린 로가의 발언은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전례없이 단호하였다.
로가는 오랜 수행 끝에 카오스의 가르침은 거짓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로가 자신이 오래 전에 빠졋다가
카오스를 받아들이며 부정하였던
황제에게의 신앙을 회복하였던 것이다.

그 믿음은 로가가 오래전에
지금 제국에서 믿어지는 황제교의 교리서를
썻을 때보다 더욱 확고하게 굳어져 있었다.

"자아! 군단이여. 진실된 가르침을 따르지 않겠는가!"

로가의 후광이 더욱 강렬한 황금빛을 바라며 눈부시게 뿜어져 나왔다.

이렇게 신앙을 회복한 로가는 카오스의 오염에서 정화(淨化)되었으며,
게다가 황제에게의 믿음으로서 성화(聖化)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의 로가는 프라이마크(Primarch)이자,
또한 황제 숭배의 살아있는 성인(Living-Saint),
바로 성 프라이마크(Saint Primarch) 였던 것이다.

"군단은 다시 한 번 진정한 신앙으로 날아오르리라!"

로가의 전신에서 황금빛 광채가 뿜어져 나왔으며,
새하얀 날개가 로가의 등에서 뻗어 나왔다.

워드 베어러 군단은 로가가 뿜어내는
찬란한 황금빛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