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23일 월요일

북으로 가는 참피

여기는 한국. '귀여운 애완동물 참피'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수입된 실장석들은 한 때의 붐이 끝나자 재수없는 생명체라는 인식이 퍼져서, 곳곳에서 버려지고 들실장이 되어 학대와 학살을 당하며 괴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공원 구석의 골판지 상자에 숨어서 오늘도 괴롭게 살아가던 참피들에게 갑자기 어떤 목소리가 들려오게 되었다.

[북으로, 북으로 가는 거인 데스!]
"데뎃! 이 목소리는?"
[나는 실장신인데스! 지금부터 행복해지는 게시를 내려주는 데스!]
"실장신?!"
[북으로 가는 거인 데스! 북에는 낙원이 있는 데스! 자아, 북쪽으로 가는 거인 데스!]
"부, 북! 북쪽은 어디인 데스!"
[멍청한 똥벌레인 데스. 할수없는 데스. 태양을 보고 북쪽을 아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스.]


수수께끼의 목소리는 여러 공원의 참피들에게 퍼졌다. 대부분 태양을 보고 북쪽을 아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지만, 몇몇 현명한 참피들은 방법을 습득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현명한 참피들도 목소리의 실체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목소리를 믿는건 위험한 데스."
"와타시와 북쪽으로 가는 데스. 어차피 이대로 살아도 희망은 없는데스."
"그건 맞는 말인 데스. 그럼 나도 북쪽으로 가는 데스."

경계심을 가지는 참피도 있었지만, 그들도 뾰족한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들실장들은 일제히 무리를 지어서 북으로 이동했다. 부산, 광주 등 남쪽 도시에서 시작하여 북으로 북으로 참피의 무리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참피의 대이동을 보고 당혹하였다.

이동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단지 다른 공원으로 이동하는 것 조차도 참피에게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 그런데 수백킬로미터를 참피 걸음으로 걸어서 북으로 가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때때로 목소리가 들리면서 [북쪽으로 가는 거인 데스. 북쪽의 낙원으로 가는 거인 데스. 나는 실장신인데스.]라고 하면서 참피들을 선동하여 북으로 이동하게 만들었다.

북으로 이동하는 참피들이 대전, 천안까지 이르렀을 무렵에는 도시에서 민폐를 끼치던 들실장 만이 아니라 여러 산에서 서식하며 생태계를 교란하던 산실장 까지 끼어들어서 거대한 참피 무리를 이루었다. 긴급동원된 소방관과 경찰관, 예비군들이 특별 대책을 시작하여, 시가지에 들어오기 전에 방벽을 쳐서 참피 무리를 막아냈다. 하지만 방어벽은 단지 시가지 만을 지킬 뿐이었기 때문에, 참피들은 어떻게든 북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힘든 데스. 왜 닝겐들은 와타시들을 방해하는 데스?"
[북에는 낙원이 있는 데스. 세레브한 와타시들을 위한 낙원이 있는 데스. 닝게은 낙원으로 가는 우리들을 방해하고 있는 데스!]
"데뎃! 니, 닝겐! 용서할 수 없는 데스!"
[자아 북으로 가는 데스. 북에는 스시와 스테이크와 콘페이토가 잔뜩 있는데스! 북의 낙원데스!]
"반드시 북으로 가는 데스!"

수수께끼의 목소리에 이끌려, 참피들은 죽을 힘을 다하여 북으로 나아갔다. 도중에 식량이 모자라면 독라 노예나 저실장을 서슴없이 잡아먹고, 동족식을 하면서 나아갔다. 이미 갈데까지 가버린 그들에게 실장신의 목소리 밖에 믿을 것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참피들은 무려 휴전선에 도달하게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90%의 참피가 온갖 사고로 사망하였다. 그러나 참피들은 해냈다. 민간인 통제선을 넘어서 휴전선의 울창한 산림에 들어서자 참피들은 그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본능적으로 실장신(?)이 해주던 [낙원]이라는 말에 설득력을 느꼈다.

"정말로 낙원이 있는 데스!"
"더 가면 낙원이 나타나는 것이 틀림없는 데스!"
[자 낙원은 눈앞인 데스! 어서 북으로 가는 데스!]

참피들은 나아갔다. 데치데치 발소리를 내며 북으로 북으로. 도중에 지뢰를 밟고 죽거나, 짬타이거에게 물려 죽거나, 거대 멧돼지에게 짓밟히기도 했다. 하지만 흥분한 참피들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고난이 닥치면 닥칠수록 끈질기게 나아갔다.

"사살하라! 참피를 사살하라!"
타다다다다다!
"데샤야아아아아아!"

때때로 갑자기 나타난 군인들이 총을 쏘며 저지하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은 몸에 녹색 실장복을 입은 참피들은 다행히 손쉽게 수풀 사이로 숨어서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참피들은 엄중한 경계를 가진 휴전선을 넘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또 남은 참피들 가운데 90%가 희생되었다.

"데헥 데헥 이곳이 낙원인 데스?"
"더 이상 와타시들을 쫓아오지 않는데스."

총격을 피하여 도주하던 한 무리의 참피들은 마지막 철조망을 돌파했다. 남쪽에서 쫓아오던 군인들은 더 이상 쫓아오지 않았다. 그 대신 북쪽에서 내려온 또 다른 군인들이 있었다. 남쪽과는 달리 비쩍 마르고 키가 작은 모습이었다.

"참피동무. 잘 오셨소."
"데헤헤~ 똥노예가 환영해주는 데스~ 역시 낙원이었던 데스~"
"닝겐들이 비쩍마르고 작은 치비닝겐 밖에 없는 데스! 와타시들의 노예가 틀림없는데스!"

기뻐하며 똥노예(?)들에게 달려가는 참피들. 그들은 낙원에 왔다는 기쁨에 행복회로가 과열되어 터질 지경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모든 것은 모 간첩조직의 계략이었선 것이다. 경제봉쇄와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에 육류를 염가로 공급하기 위하여 스피커가 달린 드론을 사용하여, 자칭 [실장신]의 음성으로 선동. 다수의 참피를 북으로 올려보낸 것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낙원]에 도착한 1%의 참피들은 그 가운데 99%는 참피불고기, 1%는 자를 낳기 위한 출산석이 되어 참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후 김정은이 직스에 눈을 떠서 리설주 쫓아내고 참피를 그 자리에 앉힌 다음 막장 통치 하다가 혁명하는 줄거리를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그만둔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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