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7일 금요일

중립한국 제12화) 인공석유(人工石油)

 중립한국 제12화) 인공석유(人工石油)


애들 데리고 뛰어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추운 겨울인데도 어찌나 활발하게 노는지,
눈밭에 풀어놓은 강아지들 같이 뛰어다녔다.

땀이 뻘뻘 날 정도로 뛰어놀고 나서,
행랑채 아주머니가 담벼락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아궁이에다가 고구마를 구워놓는다고 소리치니까,
그제서야 고구마를 먹는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나와 의찬이도 행랑채에 들어가 군고구마를 먹으러 갔다.
그 때 외양간에서 일소들 사이에 묶여 있는 군마를 보고,
의찬이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런데, 왠 말을 타고 온거야?"

"군에서도 군사용 석유연료를 아껴야 하니까,
필수적인 훈련과 이동에만 석유를 사용하고,
개인적인 용무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열차(列車)와 군마(軍馬)를 이용하라고 하더군요.
군에서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석유를 비축하고 있습니다."

수입이 막힌 석유 연료를 아껴야 하므로,
정부에서는 석유통제령을 내리고 있었는데,
군대라고는 해도 역시 석유를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상황이었던 모양이다.

"기병은 완전히 시대에 뒤떨어졌고
이제는 전차(戰車)의 시대라 하더니.
다시 군마(軍馬)로 돌아가는 거냐."

"기병(騎兵)이 현대 전쟁에서
낙후된 병과(兵科)인게 사실이죠.
하지만 독일군 전차군단의 활약 때문에,
군에서도 전차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군에서도 전차 부대를 만들어서
많이 육성하고 있습니다만,
그런데, 역시 석유 문제 때문에
아직은 기병대를 없앨수가 없대요.

하지만 결국 기병보다는
전차부대가 대세가 될 겁니다.
벌써 군에서도 기병대의 임무가
순찰과 보급 정도로만 축소되고 있어요."

말을 타고 돌격하는 기병대는
영화에서 멋지고 인기가 많았지만,
이미 20여년 전에 있었던
구주대전(歐洲大戰)에서
현대전에서 효용성이
낮다는게 드러났다.

시대에 뒤떨어진 기병과는 달리
자동차에다가 대포를 달고
철갑을 둘러 만든 전차는
근래에 나온 신병기였다.

지난 구주대전에서 영국에서 만들어진 무기인데,
육상의 전함(戰艦)이라고 할만한 위력이 있었다.

구주대전이 끝난 뒤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시대에 뒤떨어져서는 안되고
신병기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중론이 있어,
프랑스에서 수입한 전차로 전차 부대를 만들었고,
국산전차도 개발하여 점차 전차가 늘어나고 있었다.

"그래. 독일군이 지금
유럽을 정복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전차군단의 위력이 대단하지 않느냐."

지금 유럽에서는 독일이
전차를 수천대나 만들어서
강력한 전차군단으로 만들어
전차와 장갑차로 폭풍같이 돌격하면서,
전 세계를 제패하여 나가고 있었다.

독일군의 막강한 전차군단은
군인들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군사무기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 정도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폴란드를 침공할 때는
폴란드 기병대가 독일군 전차를
판자로 만든 줄 알고, 창을 들고서
돌격하였다가 참패하였다고도 하는데,
용맹하기로 이름난 폴란드 기병대가
어이없이 패배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폭풍처럼 프랑스를 공격한 독일 전차군단은
한달도 되지 않아 프랑스를 항복시켰고,
넓은 영토와 수천만 군대를 가진 소련도
지금은 모스크바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일본군에서도 역시 신병기를 중시했는데,
전차를 도입하여 전차부대를 만들었으며,
중국군은 일본군 전차부대에 대항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하였다.

"어디 전차 뿐 만이겠습니까?
전투기와 폭격기도 그렇고.
우리 군 장교들도 현대 전쟁은
군인 개개인의 용맹이나 무용이 아니라,
과학병기가 좌우하게 될 것이라 합니다."

"그렇지. 비행기도 정말 위력이 대단하다더구나.
독일 공군이 매일 밤 폭격을 날리면서,
런던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고 하니."

또 독일의 공군도 바다 건너 영국의
런던을 폭격하며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영국에 있는 신문 특파원이 보내온 기사를 보면,
런던에는 매일같이 독일 전투기가 폭격을 하고 있고,
런던 시민들은 그때마다 지하에 건설된
방공호로 황급히 도피하고 있으며,
많은 사상자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석유부족 때문에
군마를 써야 하다니…. 걱정스럽구나.
정부에서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하지만…."

나는 무심코 석유 수입이 중지된 탓에
연료가 부족하게 된다면 국방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하였다.

전차든 전투기든 전함이든
모두 석유로 움직이고 있으니
석유가 없는 군대는 싸울 능력이
없어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리 군대에서도 벌써 십여년 전부터
전차나 전투기를 사거나 만들고 있었으나,
설사 수백대의 전차와 전투기를
보유하게 된다고 하여도
연료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한 대도 움직일 수 없게 되니
전차를 갖추는게 무의미한 것이다.

"사실, 정부에서도 연료 부족에
대응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형님은 이승기(李升基) 박사님을 알고 게십니까?"

이승기 박사님은 아주 유명한 과학자였다.
우리나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아. 그 분, 당연히 알고 있지.
한국의 아인슈타인이란 분이 아닌가."

'한국의 아인슈타인'이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과학자이며 저명한 과학자였다.

일본(日本)의 경도제국대학(京都帝國大學)에 유학하여,
세계에서 두번째로 인공 합성 섬유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였고,
지금은 우리나라의 황성국립대학(皇城國立大學)에서
교수로 지내고 있고, 또 나라의 과학기술을 빛낸 업적으로
태극일등훈장(太極一等勳章)을 수상하신 유명한 분이다.

"정부에서는 이승기 박사님을
소장으로 하여 연구소를 설립하고,
인공석유(人工石油)를 만든다고 합니다."

"뭐? 인공석유(人工石油)라고?
석유를 어떻게 만든다는 것이지?"

"독일에서 개발한 인공석유 기술을
국산화 시켜서 생산공장을 만든다는데,
석탄을 원료로 해서 액체화 시켜서
석유와 같은 연료를 만든다는군요."

"아. 그러고보니,
독일에서 인공석유 기술을
만들어서 연료를 조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구나."

독일에서 만든 인공석유 이야기는
과학 잡지에서 보았던 이야기였다.

근래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독일의 뛰어난 화학자들이 유럽에서 
자국 내에서 풍부하게 나는
석탄을 인공석유로 만들어서
군사연료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국에서 석유 수입이 없어져도
독일군대는 풍족한 연료를 사용하여
전차와 전투기를 움직일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인공석유 공장을 세우게 된다면,
더 이상 석유 문제는 없어지겠구나.
역시 독일의 과학은 대단하군."

독일은 법학, 철학 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에서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나라였다.

특히 첨단 기계나 화학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 독일의 강대한 군사력도
근본이 과학기술력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그게, 또 그렇지는 않다는군요.
이건 극비리에 이야기 되는 것입니다만,
군에서는 인공석유로도 석유 문제는
완전하게 해결하지 못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니, 어째서?"

"인공석유는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고 또,
현재 기술로 인공석유를 제조하려면,
석탄을 고온 고압으로 화학 처리해야 하는데,
그래서 채산성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 그렇구나. 하긴 석유를 석탄에서 싸게 만들 수 있다면
어느 나라에서든 석유 대신 인공석유를 쓰고 있겠지."

이야기를 듣고보니,
고등상공학교의 화학(化學) 수업 시간에
여러가지 물질의 화학식을 배웠던 기억이 났다.

[시커먼 쑻덩이도, 귀중한 다이아몬드 보석도,
분자를 알고보면 모두 탄소로 되어 있다.
서양 화학자들은 탄소에서 다이아몬드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연구도 하고 있으니,
너희들이 어른이 되고 나서는
인조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게 되면
다이아몬드가 귀중한 물건이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화학 선생님은 웃으면서 그렇게 농담을 했지만,
지금도 인조 다이아몬드는 만들어지지 않았고,
다이아몬드는 여전히 값비싼 보석이었다.


"채산성이 나쁘다는건 알고 있지만
따로 석유를 수급할 방법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효율이 나쁘다고 해도 정부에서 무엇인가
대책을 세우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불만이 쌓이기도 하고,
석유가격이 더욱 오를테니까.
그래서, 인공석유 공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대대적으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 석유통제에 여론이 좋지 않기는 하지.
전시중이라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무조건 통제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석유의 수입선이 막힌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부의 석유통제령은 납득할 수 밖에 없는 조치였으나,
그래도 국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전부터 석유가격은 오르고 있었지만
겨울에 갑작스러운 석유통제 때문에
기껏 사둔 석유램프나 석유난로는 무용지물이 되고,
석탄이나 연탄, 아니면 장작을 써야 하니,
불편함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본래부터 석탄이나 연탄을 쓰던 서민들이나
장작을 쓰던 시골 사람들에게는
큰게 문제가 아니었지만,
부유한 사람을은 자동차도 포함하여
굉장히 번거롭게 여기고 있었다.

혹 신문사에서 이를 통쾌하게 여기는
풍자 만화나 사설이 나오기도 하였지만,
자원 수입의 단절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비록 우리나라가 경제 대부분이
농업에 의존하는 농업국가라 하나
도시에서는 과학과 공업을
생활에 빼놓을 수 없었고,
군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쟁이 있으나 없으나 생활에는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시골과는 달리
도시에서는 생활에 어려움이 늘었고,
국방에도 어려움이 있으니,
언론에서도 이를 문제시 하고 있었다.

"과학 업적을 크게 선전하여,
민심을 수습하려는 것이겠지."

"바로 그렇겠지요."


--- --- --- --- --- --- --- --- --- --- --- --- --- --- --- ---


- 실제 역사처럼 독일군은 사실 많은 군마를 운용하고 있지만,
홍보 때문에 대외적으로는 무적의 기계화 전차군단으로 알려져 있음.

댓글 1개:

  1. Harrah's Philadelphia - Casino & Hotel - Mapyro
    The property is located 의정부 출장마사지 on a riverboat 양산 출장샵 in Pennsylvania. 강원도 출장마사지 The property is connected to Harrah's Philadelphia Casino and Hotel, 보령 출장샵 located 군산 출장마사지 in Chester,

    답글삭제